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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넘겨야 입점되고 유령셀러까지…"쿠팡, 판매자엔 지옥" (2020-09-14)

보도자료
Author
KMDA
Date
2023-09-16 15:52
Views
308

저작권 넘겨야 입점되고 유령셀러까지…"쿠팡, 판매자엔 지옥"

잡음 들끓는 쿠팡 `성장통`

입점시 저작권 양도조항 등
오픈마켓 편법·부실 도마
"허위매물·짝퉁 활개 우려"
美쿠팡LLC가 지분100% 소유
돈줄은 손정의 비전펀드뿐
베일에 싸여있는 지배구조탓
깜깜이 회계·지속성 의문도

 

◆ `유통메기` 쿠팡의 명암 (下) ◆

쿠팡만큼 베일에 싸인 기업도 드물다.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제한적인 정보공개, 시장지배적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납품사와의 갈등까지 쿠팡의 성장과정에는 온갖 잡음이 잇따르는 상황이다. 쿠팡의 최대주주는 지분 100%를 보유한 미국 법인인 쿠팡LLC다. 쿠팡의 실체는 사실상 미국 기업이고, 국내 쿠팡은 미국 기업의 한국지사인 셈이다. 쿠팡LLC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투자한 비전펀드가 제1주주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정도의 정보를 제외하면 쿠팡의 지배구조에 대한 내용은 거의 공개되지 않았다. 비상장사라 주주 구성을 보고할 의무도 없는 데다 언론 등 외부에서 관련 내용을 요구해도 `기밀`이란 이유를 들어 밝히지 않고 있어서다. 쿠팡이 연간 수천억 원대의 영업손실을 내면서도 영업을 할 수 있는 일등공신으로 꼽히는 비전펀드의 투자금액도 언제, 어떻게 집행되는지 베일에 싸여 있다. 지금까지 비전펀드가 쿠팡에 투자를 약속한 금액은 총 30억달러(약 3조5000억원)에 달하지만, 업계에서는 올해 안에 투자금이 다 소진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추가자금을 수혈받지 못하면 언제 영업을 멈출지 모를 상황이지만, 쿠팡이 이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에 대한 청사진을 제대로 밝힌 적은 한 번도 없다.

쿠팡의 성장전략이 이 회사의 `롤모델`인 세계 1위 유통업체 아마존을 그대로 모방하고 있지만, 지속가능성 면에서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믿을 것은 손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의 투자뿐인데, 현재 비전펀드가 잇단 투자 실패로 상황이 여의치 않은 만큼 쿠팡에 대한 추가적인 지원은 힘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정희 중앙대 교수는 "쿠팡이 성장을 위해 기존 소셜커머스에서 종합쇼핑몰로 바꾸는 과정에서 물류센터 등 대규모 투자를 이어간 것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쿠팡 투자자들이 중장기적인 성장을 요구할지, 아니면 단기적인 수익성을 요구할지에 따라 향후 쿠팡의 행보에 대한 불안정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쿠팡이 최근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육성에 힘을 쏟는 오픈마켓 사업(마켓플레이스)은 부실한 관리와 편법 및 탈법을 넘나드는 전횡으로 `셀러들의 지옥`으로 전락했다. 이 과정에서 실존하지 않는 업체가 판매사로 등록돼 있는가 하면, 잘못된 상품 정보를 노출해 쿠팡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에게도 피해를 주고 있다. 실제 쿠팡의 오픈마켓 서비스 `마켓플레이스`에 입점해 의류를 판매하는 A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자신이 판매하던 상품 사진을 동의 없이 캡처해 사용하던 오픈마켓 셀러 S사를 고소하기 위해 경찰서를 찾았는데, S사의 사업자등록번호를 국세청에 조회해본 경찰로부터 `등록돼 있지 않은 업체`라는 답변을 받았기 때문이다. 세부 판매자정보를 확인해보니 S사의 판매자정보에는 통신판매업 신고번호가 없었고 담당자 연락처가 `010-1111-1111`로 기재돼 있는 등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A씨는 "판매자정보가 확인 안 되면 짝퉁 판매가 활발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마켓플레이스가 다른 쇼핑몰과의 차별화를 위해 내세운 `아이템위너` 정책은 판매자들의 저작권을 침해한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이 정책은 처음에는 소비자들이 쿠팡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고안됐다. 썸네일에 한 셀러가 판매하는 상품 여러 개를 한꺼번에 보여주지 않고 하나의 상품만을 보여줘 쇼핑 편의성을 높인 것이다. 그러나 해당 상품을 판매하는 셀러는 여러 명이기 때문에 쿠팡 측이 판단했을 때 가격·배송·리뷰 측면에서 가장 최상의 상품을 판매하는 셀러를 아이템위너로 만들어 우선 노출되도록 만든다.

문제는 다른 셀러가 현재 아이템위너에 비해 소폭 가격을 낮춰 새로운 아이템위너로 등극하면 앞서 제공한 사진·상표 등 모든 콘텐츠가 그다음 아이템위너에게로 넘어간다는 것이다. 셀러는 자신이 제공한 콘텐츠의 저작권을 쿠팡 측에 넘기지 않으면 마켓플레이스에 입점할 수 없다. 가입 시 동의해야 하는 약관에 이러한 조항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20여 명의 쿠팡 입점 셀러들은 공정거래위원회에 이 같은 내용이 셀러 콘텐츠에 대한 저작권을 침해하는 불공정한 약관이라고 심사를 청구해놓은 상태다. 조만간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쿠팡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할 계획이다. 쿠팡 측은 아이템위너 정책이 "소비자에게 상품의 거래조건에 대한 이해도를 쉽게 하고, 이미지 제공이 어려운 영세 셀러들도 해당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라고 해명했다. 허위 셀러 등록과 관련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타 e커머스에 비해 긴 정산 주기도 오랜 기간 문제로 지적돼 왔다. 오픈마켓에서 소비자가 물품을 구매하면 결제대금은 1차적으로 오픈마켓에 넘어간다. 오픈마켓은 그 금액에서 PG(결제대행)사 수수료, 자체수수료를 뗀 후 판매자에게 정산한다. 쿠팡에 따르면 이 회사의 대금 100% 정산 주기는 월정산의 경우 판매 마감일로부터 20영업일이 지난 시점이며, 주정산은 판매마감일 기준 다다음달 1일이다. 네이버와 G마켓 등 경쟁사는 구매확정일 기준 1~2일 수준이다.

 

쿠팡이 특유의 직매입 방식으로 e커머스 시장을 장악하는 과정에서 생긴 잡음도 적지 않다. 시장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납품사에 과도하게 최저가를 강요하면서 발생한 갈등이 대표적이다. 쿠팡이 오프라인은 물론이고 다른 온라인몰보다 낮은 가격으로 납품하기를 요구하면서 기존 대기업 납품사들은 "쿠팡이 새로운 갑으로 군림한다"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쿠팡 측은 "관련 법규에 따라 매년 외부감사를 받고 있으며 감사보고서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납품사에 과도하게 최저가를 강요한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만드는 제조사를 직접 찾아가 대량 구매를 제안하고, 대량구매를 통해 절감된 비용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최저가를 제공하는 것은 유통업체가 고객을 위해 시행하는 정상적인 경제 활동"이라고 주장했다.

[김태성 기자 / 강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