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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앞에선 '중소업체 상생' 외친 이통사, 뒤에선 '대기업'과 맞손 (2020-09-25)

보도자료
Author
KMDA
Date
2023-09-16 17:12
Views
294

IT Chosun

방통위 앞에선 '중소업체 상생' 외친 이통사, 뒤에선 '대기업'과 맞손

 

코로나19로 어려움이 가중되는 중소 이동통신 유통업계 종사자들이 단단히 뿔났다. 이통3사는 규제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에 중소 업체와의 상생방안을 시행하겠다고 약속했는데, 2달이 넘도록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내놓지 않았다. 한술 더 떠 비대면 유통 채널 강화를 명분으로 쿠팡과 카카오, 11번가 등 대형 유통 플랫폼 업체와 대리점 계약을 맺었다. 중소 휴대폰 판매점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고객 이탈로 어려움이 큰데, 앞에서 ‘상생’을 외쳤던 이통사가 뒤통수를 쳤다는 입장을 밝혔다. 잘못하면 중소업체 줄도산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24일 오전 10시 반쯤. 서울 중구 KT광화문 사옥 앞에 하나둘씩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중소유통 판매점들이 이동통신사들의 상생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기 위해 현장에 모여 기자회견을 열었다. 11시쯤이 되자 항의를 위해 이곳을 찾은 유통업계 관계자와 KT 관계자, 취재진으로 인해 사옥앞이 북새통을 이뤘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측은 코로나19로 어려운 때 중소상인을 더욱 힘들게 만드는 이통사의 소상공인 유통망 말살 행위에 대해 항의했다. 협회 측 주장은 총 세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가 24일 KT 광화문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 류은주 기자
이통사와 쿠팡·카카오 간 휴대폰 유통 대리점 계약은 상생협약서 위반 행위

유통협회 측은 이통3사가 동방선장위원회 상생협약을 무시했다고 밝혔다. 최근 KT는 쿠팡과 카카오와 대리점 계약을 맺었고, LG유플러스는 쿠팡과 손을 잡았다. 이통사가 대형 사업자와 단말기 유통 관련 계약을 맺으며 중소 업체의 어려움을 가중했다.


유통협회 측은 이통사가 대기업 또는 11번가와 같은 SK텔레콤 자회사와 손잡고 통신 유통 채널을 확대한 행위는 2019년 6월 이통3사가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및 동반성장위원회와 함께 체결한 ‘이동통신 판매업 대중소기업 상생협약서’를 위반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서명훈 한국이동통신판매점협회장은 "이통사가 대기업인 ‘쿠팡’과 ‘카카오’ 같은 거대 플랫폼 기업을 유입한 후 ‘비대면 활성화’라고 포장하는 것은 대기업의 배만 불리고 소상공인을 말살하는 행위다"며 "빠른 시일 내에 대기업과의 통신 대리점 계약의 전면 철회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민상원 강변테크노마트 상우회장은 "대기업 진출에 코로나19까지 겹쳐 매출이 전년대비 7~80% 줄었다"며 "우리는 신분증 스캐너를 사용하는 등 각종 규제를 다 받는 상황인데, 이통사는 비대면 통신가입을 통해 규제를 피하는 등 공정한 경쟁환경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통업계는 코로나19 확산 후 비대면 단말기 개통에 대한 고객의 수요가 늘어난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입장이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시대 소비 트렌드가 바뀌고 있어 통신업계도 소비자의 니즈에 따라 변화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율규제를 가장한 ‘벌금 수금’

이통사가 단말기유통법 준수를 위한 자율규제라는 명목으로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를 통해 일반 판매점을 단속해 벌금을 수금한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서명훈 회장은 "단통법 위반 판매점을 적발한 후 벌금으로 차감한 판매수수료는 대리점의 환수 차감 정책에 따라 다시 이통3사로 들어간다"며 "단통법을 위반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불법 보조금을 살포한 배후자는 통신사들의 ‘특수마케팅팀’인데, 본사가 불법보조금 지급을 유도한 후 해당 업체를 불법 업체로 적발해 수수료를 차감하는 것은 모순적 행태다"고 꼬집었다.

유야무야된 중소유통망 지원 대책

최근 방통위는 단말기유통법을 위반한 이통3사의 과징금을 감경해 주는 과정에서 ‘중소유통망 지원 대책'을 세우라고 유도했다. 하지만 방통위의 과징금 감경 조치 후 두달쯤이 지난 9월까지도 유통 업체를 위한 이통3사의 지원책 발표는 답보 상태다. 방통위가 감경한 과징금 규모는 총액 대비 45% 수준에 달한다.

고주원 전국이동통신집단상권연합회장은 "이통사는 정부에 제시한 유통망 상생 방안의 구체적 내용을 밝히고, 이를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며 "통신사가 빠른 시일 내에 자발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방통위는 약속을 위반한 이통사에 엄정한 법 집행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협회 관계자들이 KT 대표에게 공문을 전달하려다 경호원의 저지를 당하는 모습 / 류은주 기자
방통위, 유통 업계와 이통사 관계자간 미팅 주선

이통업계는 유통 업계의 항의에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인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대리점을 통해 유통망 대상 상생지원 자금을 집행하는 등 판매점과의 상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내용 발표는 없었다.

방통위는 최근 이통3사 고위 관계자들을 불러 상생 지원방안 이행을 요청하고, 향후 이행률을 점검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오후에는 방통위가 주재하는 이통사와 유통점협회 관계자 간 미팅이 예정됐다.


방통위 관계자는 "그동안 코로나19로 대면이 어려웠고, 이통3사가 재택근무를 하는 등 어려움이 있었다"며 "유통망 지원 내용에 대해 설명하고 어떻게 할 것인지 알려주기 위해 방통위의 중재로 회의가 열린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기자회견이 끝난 후 KT 대표와의 면담 요청 공문을 전달하기 위해 사옥 진입을 시도했다. 하지만 경호원들에 의해 저지당했다. 유통업계는 향후 KT대리점 협의회를 통해 KT 본사에 공문을 전달할 예정이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