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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의 나라, 모빌리티 잔혹사]③ 해외는 '택시난제' 어떻게 풀고 있나 (2022-07-25)

보도자료
Author
KMDA
Date
2023-10-05 20:30
Views
292
편집자주 심야택시 대란이다. 택시를 못잡아 호텔을 잡았는데 이제는 그 호텔마저 없다는 푸념이 나올 지경이다. 수요는 있는데 왜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일이 벌어질까? 일상의 불편함이 바로 혁신을 만드는데, 21세기 플랫폼 시대에 모빌리티 혁신은 왜 아직도 요원할까?
 2021.9.1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최근 카카오가 모빌리티 사업 매각을 공식화했다. 이쯤 되면 한국을 '모빌리티 무덤'이라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3년 우버, 2017년 풀러스, 2018년 타다 퇴출을 겪으며 반대급부로 모빌리티 천하를 장악한 카카오가 사실상 '백기'를 든 것. 회사 국적과 규모를 막론하고 그 어떤 곳도 한국에서 모빌리티 사업을 제대로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한국에서 모빌리티 사업을 지속할 수 없던 이유엔 뚜렷한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바로 택시업계와의 갈등을 해결하지 못했다는 것. 혁신이 있는 곳엔 갈등이 따라오기 마련이지만, 이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면 혁신도 일어날 수 없다. 혁신없이는 성장도 없다.

해외로 눈을 돌려 미국의 모빌리티 기업 '우버' 그리고 동남아시아의 '그랩'은 택시업계와의 갈등이 없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도 모두 택시업계과 마찰을 빚고 있다. 그러나 한국이 눈여겨 볼만한 '상생 사례'는 있다.

◇ 美 메사추세츠의 '우버-택시' 갈등 관리법

2009년 3월 '혁신의 산실'이라 불리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승차공유 서비스 우버가 탄생했다. 우버는 미국 내에서도 충격 그 자체였다. 우버는 개인이 자신의 차량을 이용해 승객을 태울 수 있는 서비스다. 쉽게 말해, 일반인도 택시 기사가 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모빌리티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평과 함께 단숨에 '글로벌 유니콘 기업' 타이틀을 얻어냈다.

문제는 택시업계와의 갈등이었다. 한국처럼 미국의 대부분 택시기사 역시 25만 달러 (약 3억원)라는 거금을 내고 면허를 취득한다. 그런데 우버의 등장으로 면허 없이 택시 사업을 할 수 있게 되자 면허 가격이 급락했다. 택시 기사들의 시위는 지속됐고, 심지어 기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일어났다.

그럼에도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2013년 우버 같은 승차공유 서비스를 택시 사업과 다른 'TNC'(Transportation Network Company)로 분류하고 합법화를 선언했다. 택시 면허 '공급'이 제한된 상황에서, 기존 방식으로는 급증하는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물론 우버 등장 십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버와 택시업계의 갈등은 '현재진행형'이다. 우버는 택시업계를 "비효율적인데다 부패하고 탐욕스러운 카르텔"으로, 택시업계는 우버를 "택시 기사들의 경제적 파탄을 몰고 오는 존재"라 표현한다.

현재 미국의 50개 주는 우버와 택시업계의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저마다의 '상생 방안'을 내놓고 있는데, 가장 눈여겨볼 사례는 '메사추세츠주'다. 메사추세츠주는 2026년까지 우버를 비롯한 차량호출 플랫폼 사업자로부터 탑승이 이뤄질 때마다 교통 인프라 기여금 20%를 징수하기로 했다. 기여금 중 5%는 택시 업계 지원에 쓰이고, 나머지 15%는 주 정부 교통기금과 지자체 인프라 개선 등에 사용된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서울지역본부를 비롯한 서울지역 택시 4개 단체 조합원 3000여명이 18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서울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에서 우버서비스 등 불법 유상 운송행위에 대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강력한 단속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4.11.18/뉴스1 © News1 한재호 기자

◇ 싱가포르의 '그랩-택시' 갈등 관리법


미국에 우버가 있다면, 동남아시아엔 '그랩'이 있다. 그랩은 지난 2012년 6월 말레이시아에서 시작한 승차 공유 서비스로 '동남아 우버'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 전체로 사업을 확장했다.

그랩 역시 동남아 전역에서 택시 기사와의 갈등을 겪고 있다. 특히 베트남 최대 택시회사 '비나선'은 그랩이 불공정 경쟁을 일으켜 영업에 큰 타격을 입었다며 소송을 걸었고, 인도네시아의 경우 그랩을 향한 크고 작은 집회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랩의 밍 마 사장은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처음부터 환영받기는 어려운 일이다"며 "택시 기사 한명씩 설득하고 또 설득하는 수밖에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택시업계와의 갈등 최소화에 성공한 '싱가포르'의 사례도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승차 공유 서비스에도 '면허 제도'를 도입했다. 이미 택시 면허를 갖고 있는 기사들은 면허를 딸 필요 없이 승차 공유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지만, 시장에 새롭게 진입하는 운전자에게는 택시 기사와 비슷한 수준의 제한을 둔 것.

국내 택시 기사들이 우버·타다를 반대한 이유중 하나는 1억원에 달하는 택시 면허 가격이 얼마나 추락할지 가늠할 수 없다는 두려움이었다. 한국의 모빌리티 기업 역시 운전자의 공급이 무한정 늘지 않게 조절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택시 기사에게 적절한 보상책을 마련한다면 '상생'의 실마리를 찾을 가능성이 있다.  

◇ "모빌리티-택시 갈등은 필연적…정부 역할이 핵심"

결론적으로 모빌리티와 택시 업계의 갈등은 한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전역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즉, 모빌리티 기업은 택시 기사와의 갈등이 필연적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꾸준한 설득 및 상생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차두원 차두원모빌리티연구소장은 "우버도 미국에서 독점 이슈로 홍역을 치렀고, 경쟁사 '리프트'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조금씩 잦아들고 있다"며 "다만 우버 기사의 비정규직 같은 문제는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는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랩 같은 경우도 동남아 점유율이 높아지자 자국 1·2위 택시 회사들이 저항하는 사례가 많아졌다"며 "택시업계와 모빌리티 갈등은 여전히 진행중이다"고 말했다.

다만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부 교수는 대기업-정부-택시업계가 함께 '삼각 편대'를 구축해 모빌리티 상생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제언한다.

유 교수는 "(모빌리티 산업에 대한) 택시 업계 반발을 설득할 노력 없이 법만 바꿔버리는 등 그동안 정부가 너무 방관자였다. 지금이라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택시 산업 구조를 바꿔야 한다"며 "정부가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면 모빌리티 산업에 소극적이었던 대기업도 함께 나설 것이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정부를 중심으로 대기업과 택시업계가 상생 모델을 만들면 모빌리티 산업이 커질 것이다"며 "이어 신규 스타트업들이 세부 기술을 지원하면 모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ukgeun@news1.kr